기독교의 정당한 전쟁론 (정전론: Just War)
I. 암브로스(Ambrose, c. 339-397)의 전쟁 윤리
1. 밀라노(Milan)의 주교 암브로스는 제롬, 어거스틴, 그레고리(Gregory the Great)와 더불어 라틴 교회의 4대 교부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는 키케로의 사상에 근거하여 기독교 윤리 사상을 전개했다. 국가 권력에 대한 교회의 독자성을 주장했고, 금욕적인 삶을 주제로 글을 썼으며, 북부 이탈리아의 수도원 운동을 독려했다. 어거스틴의 회심(386)도 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2. 크리스천의 전쟁 윤리는 암브로스의 사상에서 처음으로 형성되었고, 어거스틴에게서 전체적인 틀을 드러냈다.
밀라노의 주교가 되기 이전에 북부 이탈리아 지역의 지사였던 암브로스는 군 복무에 반대하는 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에게 크리스천의 전쟁 참여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로마)제국을 방어하는 것이 곧 믿음(기독교 신앙)을 방어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암브로스는 야만인들의 침략을 불신앙이 퍼져나감으로 인한 하나님의 분노의 증거로 간주했다. 그가 대결하고자 했던 야만인은 아리안주의자들이었다.
3. 헬라사상에 밝은 암브로스는 스토아주의와 구약성서로부터 크리스천의 군 복무에 대한 정당성의 근거를 이끌어 냈다. 그의 「성직자의 의무론」은 키케로의 「의무론」을 기독교적으로 개작한 것으로써, 키케로의 사상을 반영하여 정당한 전쟁의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 암브로스는 구약에 나타나는 용맹한 군사적 사례들을 좋아했다. 그의 관점에서 기독교 평화주의는 개인적이며 사제들이 지켜야할 규범의 영역에 속한다.
4. 암브로스가 제시한 정당한 전쟁의 두 요소
1) 전쟁의 행위가 정당해야 한다.
2) 수도사와 사제는 전쟁 행위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
II. 어거스틴(Augustine, 354-430)의 정당한 전쟁 개념
1. 어거스틴의 현실주의
어거스틴의 인간의 자기 사랑(cupiditas)의 사회적 결과에 대한 설명은 ‘이 세상의 도시’(civitas terrena)의 모습에 대한 진술에 담겨있다.
어거스틴이 논하는 ‘이 세상의 도시 or 나라’는 전체적으로 세 차원의 인간 공동체를 가리킨다. 가족, 국가, 그리고 세계이다.
어거스틴은 ‘이 세상의 나라’가 서로 갈등하는 세력 사이에 불안정한 휴전상태로 놓여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당파적 논쟁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언제든지 피를 흘려야 하는 사회적 봉기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주의적 사고에 기초하여, 암브로스와는 달리, 어거스틴은 국가가 ‘정의로운 협약’에 기초하고 있다는 키케로의 국가 개념에 맞서게 되었다. 어거스틴은 국가는 ‘정의로운 협약’에 의해서가 아니라 집단적 사랑, 또는 집단의 이익에 의해서 함께 묶여진 인간 공동체일 뿐이다.
어거스틴의 현실주의는 천 년 뒤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1527)의 입을 통해서 다시 드러난다. “불의가 아니라면 국가(the republic)는 결코 성장하지도 못하고, 존속하지도 못한다. 제국(the imperial city, 로마)은 불의에 의존하지 않고서 결코 속주들을 통치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이 정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2.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
1) 명령하고 전투하는 호전적인 본성을 발동함으로써 쾌락을 얻음
인간 본성의 법칙이 탐욕스런 인간의 본성에 의해 좌우되는 한 그렇다.
전쟁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전쟁을 수행하는 본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본성은 어떤 종류의 평화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2) 전쟁을 통하여 평화를 성취시켜 보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평화는 전쟁이 추구하는 목적이 된다.
3) 집단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전쟁
3. 일반적인 평화
1) 위장된 평화의 유지 (국가, 사회, 가정)
집단 내에서 목적 달성을 위한 평화 유지
2) 복종이 전제될 때의 평화
평화는 모든 구성원들이 복종해야만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
적절히 통치됨으로써 평화는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
군림하여, 자신의 평화의 법을 부과하려 함
4. 정당한 전쟁 개념의 기본 전제
1) 이기적 욕심에 따라서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
자기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공격자를 살상하는 것은 잘못이다.
2)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의도에서 행동해야 할 의무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와, 상해를 복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회는 평화롭고 정당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법의 공복인 군인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 통치자의 명령에 복종할 수 있다.
군인은, 다른 사람이 위험에 처할 때, 가해자의 목숨을 앗아가더라도 저항해야 한다.
5. 정당한 전쟁의 한계
1) 올바르게 세워진 권위 밑에서 싸워야 한다.
2) 전쟁에 개입된 사람 이외의 일반인을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3) 적과 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4) 복수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
5) 패배자와 포로 된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III. 정전론적 사고의 기본적인 신념
세 가지 신념이 섞여 있다.
1. 창조주이며 만물의 통치자이신 하나님이 만물과 계약 관계에 있다는 신념
모든 사람이 서로를 향해 가져야만 하는 사랑의 원리로써 하나님의 계약적인 사랑에 대한 이해
1) 정전론자
모든 사람은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모두 사랑하신다.
2) 성전론자
선한 사람 vs. 악한 사람
하나님 편에 서 있는 사람 vs. 하나님께 대적해 있는 사람으로 구분
2. 이 세상은 끊임없이 사람들 간의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신념
인간 생활의 끈질긴 파괴적인 갈등 현실을 인식
1) 다른 나라에 대한 부당한 침략을 자행하는 두 가지 조건
(1) 하나님과 이웃과의 신뢰와 충성 속에서 살기를 거부하는 죄
(2) 사회 환경에서 비롯하는 강력한 유혹
강력한 국가는 인접한 국가의 부를 차지하고 싶어 하게 된다.
이러한 유혹은 개인보다 큰 집단에서 더 크게 작용한다. [R. Niebuhr]
2) 세계 정부의 부재
국가 간의 전쟁 발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제재 규약이 없다.
3.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신념
1) 하나님의 모든 자녀에 대한 기독교적 경외 (모든 사람에 대한 경외)로 인해서,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요청할 수 있다.
“불의를 행하는 가해자와 그 희생자 사이에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 우리는 희생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Paul Ramsey)
2) 사랑은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 무력 사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압제자와 압제받는 사람 사이의 중재가 무력 사용을 요구한다 해도 그 사이에 개입하기를 명령한다. [평화주의자들과의 차이]
3) 항상 폭력적 저항을 거부한다면, 크리스천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수용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IV. 정전론적 규범
전쟁은 어떤 규범을 충족시키는 정도 안에서만 온전히 정당화될 수 있다.
1. 전쟁에 호소해야만 하는 정당한 이유를 위한 규범
1) 정당화될 수 있는 원인 (justifiable cause)
가장 근본적인 규범이다.
정당한 이유가 방어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i) 국민을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ii) 그릇되게 박탈된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서
iii) 정의로운 정치 질서를 방어하거나 재확립하기 위해서
국가가 방어하는 질서는 완벽하게 정의로운 질서는 아니다.
“모두가 죄인이지만, 죄인 중 일부가 나머지 보다 훨씬 더 심각한 파괴와 불의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R. Niebuhr)
정당한 원인은 꼭 필요한 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2) 합법적인 권위 (legitimate authority)
‘누가 결정을 내려야만 하느냐?’의 문제 [‘누가 책임을 지는가?’]
정부 / 지도자
결단은 공중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3) 최후의 호소 방법 (last resort)
모든 평화적인 대안이 아무 성과가 없이 철저히 모색된 이후에의 선택
그렇다면 언제 최후의 호소 시점에 도달하는가?
4) 전쟁 목적의 선포 (declaration of war aims)
‘공식적인 선전 포고’를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전쟁 목적을 알리는 것 [일본의 진주만 공격] [1967년 이스라엘의 이집트 공격]
5) 형평성 (proportionality)
이미 자행되고 있는 악이 전쟁으로 인해서 방지될 수 있는 악을 초과하는 경우
전쟁에의 호소를 금하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는가?’의 문제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계측을 요구 [그러나 과연 계측이 가능한가?]
형평성의 고려가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노력만이라도 도덕적으로 꼭 필요하다.
6)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계측 (reasonable chance of success)
정당화될 수 있는 목적을 합리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을 경우
전쟁의 정당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 여부
‘어떤 종류의 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는 성공인가?’
7) 올바른 의도 (right intention)
‘의도’란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의미한다.
전쟁의 동기와 목적은 정의로운 평화의 목적에 의해 지배되어야 한다.
2. 전쟁 중에 정당화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규범
1) 식별의 원칙 (the principle of discrimination)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목표물과 허용될 수 없는 목표물 사이의 식별
비전투원에 대한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공격을 금한다.
(1) 비전투원 (noncombatants)
비전투원과 전투원의 구분이 가능한가?
살상 무기(원자 폭탄)의 위력
(2) 고의적인 공격(intentional attack)과 의도하지 않는 부수적인 결과와 구별
의도성에 대한 식별?
(3) 직접적인 공격(direct attack)
비전투원을 군사적 공격의 방식으로 겨냥하는 것
전쟁 포로의 문제
2) 형평성 (proportionality)
동원 가능한 무력의 가장 효과적인 사용을 요구하는 전략적 원칙이다.
최소의 가능한 파괴로 목표물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것을 요구한다.
i) 목적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준만큼의 힘 사용
ii) 필요 이상의 무력 사용 배격
3. 정당화될 수 없는 전쟁
판단을 위한 두 가지 의무론적 규범
1)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이라도 무제한적인 수단을 사용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2) 절대로 싸워서는 안 될 전쟁이 허용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함으로 정당해지지 않는다.
4. 정전론적 사고의 평가
1) 장점
(1) 국제 정치에 있어서 갈등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2) 전쟁이 유일한 방법일 때 일어나는 도덕적 당혹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한다.
(3) 전쟁에 대한 많은 부차적인 도덕적 문제들을 숙고하게 한다.
2) 문제점
(1)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되지 않는가?
규범의 오용 문제
(2) 이 과학 기술의 시대에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이 존재할 수 있는가?
기술의 발전이 식별과 형평을 더욱 가능하게 할 전망?
(3) 공격에 저항하는 방어전 이외에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이 있는가?
(4) 정전론적 규범 그 자체가 충분히 적절한가?
(5) 정전론적 사고가 전쟁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방법인가?